2016-09-14 00:11:08
본 작품 <화분의 꽃>은 박수근이 평소 친분이 있던 후배 작가 이수헌의 결혼 축하 선물로 그려준 그림이다. 투박한 흑갈색의 화분에 심겨진 두 송이의 진분홍색 꽃은 새로운 인생을 시작하는 신혼부부의 사랑을 암시하고 그들의 앞날을 축복하는 듯 하다. 이 작품은 박수근 특유의 거친 화강암의 질감이 느껴지는 독특한 마띠에르의 회화적 특성을 고스란히 담고 있으며, 화면에 등장하는 꽃은 박수근이 희소하게 다룬 소재이다. 박수근은 좀처럼 꽃을 그리지 않았는데, 그가 남긴 꽃을 소재로 하는 몇 안 되는 작품을 보면 대부분, 회갈색과 회녹색의 색상을 화면 전체에 거듭 발라 거친 질감을 연출하고 검은 선으로 테두리를 그린 다음, 연하고 부드러운 색상을 통해 꽃을 형상화하였다.
이 작품이 그려진 1962년도는 주한미공군사령부 (USAFK) 도서관에서 박수근 특별초대전이 개최되고 작가가 마닐라 ‘한국현대미술전’에 초대되는 해로, 박수근의 예술적 위치와 평가는 날로 높아지고 화강암질의 기법과 표현적 내면성도 절정에 달했던 시기로 여겨진다.
참고문헌
『박수근 Park Soo-Keun』, 가나아트센터,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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