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재 윤두서( 尹斗緖 : 1668~1715) : 산수인물도(山水人物圖): Landscape : ink and color on silk : 23.8☓22.0cm
by 주해2022. 12. 2.
2020-12-13 13:24:07
작품설명
恭齋先生山水妙品 素荃書之공재선생의 산수묘품. 소전 씀.윤두서는 본래 그림에 대하여 듣고 보아 익힌 바나선생에게 자질을 가르쳐 전수받은 바 없었다.어렸을 적에 우연히 『당시화보』와 『고씨화보』 등 화첩을 보고서이것이 마음에 꼭 들어 머리를 숙이고 열심히 베끼면서 연습하여무릇 점 하나 획 하나 소홀하게 지나쳐 버리지 않고반드시 그와 똑같이 되기를 기대하면서 연습하였다.남태응, 『청죽화사聽竹畫史』공재 윤두서는 조선시대 어느 화가 못지 않게 다양한 화목에 족적을 남긴 화가다. 초상, 산수, 말, 지도, 풍속 등 폭넓은 관심을 두고 있었으며 그 실력 또한 뛰어나 조선 중기와 후기화단을 잇는 중요한 가교 역할을 했다고 할 수 있다. 공재는 스승 없이 화보를 통해 그림을스스로 터득했음에도 윤택하고 꼼꼼한 필치가 당대에도 널리 알려져 그의 그림을 갖기 희망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한다. 또한 어찌나 작품을 꼼꼼히 그렸던지 터럭 한 올이라도 사실과 다르면 얼마나 공을 들였든지 간에 그림을 곧바로 찢어 다시 그렸다 전하며, 그의 작품이 전하는 수량이 극히 드문 이유도 이러한 연유로 여겨진다.
화면 중앙에는 말을 탄 한 인물이 다리를 건너려는 듯하다. 아마 이 강 너머에 자리한 마을로 돌아가려는 모양이다. 멀리 지는 해는 원경의 산 허리에 고개만 겨우 보인 채 붉은 노을을 뿜어 내고, 이제 곧 머지 않아 어둠이 찾아올 이 마을에는 다리 밑으로 흐르는 물소리만이 경쾌하게 울릴 테다. 전경에 크게 자리한 토파에는 호초점으로 찍어 표현한 풀들이자라나 있으며 다섯 그루의 나무들은 섬세하고 날카로운 필치로 꼼꼼하게 묘사되었다. 이러한 토파의 묘사라던지 짙은 먹으로 표현한 전경의 암석, 나무의 표현 등에는 그가 익히보았던 중국 화보들의 영향이 감지된다. 주로 공재는 본인이 본 것을 그대로 그리려는 시도를 많이 하던 화가였기에 화폭에 풀어낸 이 풍경도 언젠가 목격했던 장면을 담은 것이 아닐까 생각된다.
출품작과 유사한 작품으로는 《윤씨가보》보물 제 481호에 속한 <경전목우도>가 눈에 띈다. 호초점과 낮은 수풀의 표현, 그리고 필치의 꼼꼼함 등이 유사해 보이고, 작품의 크기 또한 비슷해 주목해 볼만하다.화면 우측 중단에는 효언孝彦이라는 공재의 도장이 선명하게 그의 작품임을 알려주고 있으며, 장황에 찍힌 ‘박창훈가진장’이라는 소장인은 한 때 근대기 대수장가 박창훈이 이 작품을 소장했음을 알려준다. 여기에 소전 손재형의 배관까지 갖추어 여러 대 수장가의 손을 거쳐 향유되어 왔음을 알려주는 진귀한 공재의 산수도 일 뿐만 아니라 소장 이력까지도 화려한 작품으로 평가할 수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