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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미술/한국 고미술

책계관어도 ( 柵溪觀漁圖) : Landscape : ink and color on paper : 60.0☓38.3cm : 1813

by 주해 2022. 12. 2.

2020-12-13 13:15:14

 

 

작품설명

少華藏 斗室題癸酉季春 燕使還留栅門 斗室醒叟少華 偕遊消悶内閣供奉金畫師筆소화少華, 이광문 李 光文소장, 두실斗室, 심상규沈象奎 씀.계유년1813 늦봄 연경사신이 돌아오며 책문에 머물 때 두실斗室 성수醒叟, 박종정朴宗挺, 소화少華가 어울려 피로를 달랬는데내각內閣, 조정, 중앙정부에서 자리를 마련한 것이고, 이를 김화사金畫師가 그린 것이다.계유년1813 2월 말, 청나라로 연행을 떠났던 동지정사 심상규가 연경에서 출발한다며 임금에게 서신을 보냈다. 같이 연행을 갔던 이광문, 박종정과 함께 부지런히 고국으로 발걸음을 재촉해 책문에다다랐을 무렵, 조정에서 고생한 이들을 위해 쉴 수 있게 자리를 마련해 준 모양이다. 출품작은 연행을 다녀온 이들이 책문에서 시간을 보내며 고기 잡는 이를 구경하는 장면을 그린 것으로 ‘책계관어도’라 칭했다.

당시 책문의 풍경을 잘 묘사하고 있는데, 너른 평지 뒤로는 나지막한 산세가 자리하고, 삼삼오오 모여 노니는 말들까지 전체적으로 평화로운 분위기가 감돈다. 얕은 강가 옆으로는 천막을 치고 앉아 여유롭게 쉬는 이들의 모습까지 고스란히 담겨있다.심상규는 작품 상단에 ‘이광문이 이를 소장하고 김화사가 그림을 그렸다’고 적어 놓았다. 당대 연행화원이 기록에서 누락되는 경우가 빈번했는데, 이번 경우에도 연행에 참여했던 김화사에 관해서는기록이나 기행문이 자세히 남아있지 않아 누구인지 파악이 어렵다. 그나마도 출품작을 통해 김씨성을 가진 당대의 화원이었다는 것을 유추해 볼 수 있겠다. 특히 순조 대에는 다수의 화원을 배출했던 개성 김씨 일가의 화원들이 활동하던 시기였다. 긍재 김득신을 포함해 그의 동생 김석신, 아들인 김건종, 김하종 등이 모두 화원이었으며, 차비대령화원을 지내기도 할 만큼 뛰어난 역량을 가지고 있었다.

아마도 위와 같은 연행에는 꽤나 실력이 있었던 화원이 동행했을 것이며, 화원가문으로서 그 기세를 떨치고 있던 개성 김씨의 화원 중 한 명이지 않을까 추정해본다. 또한 좌측 하단의인장을 ‘신득신’으로 읽을 수 있어 긍재 김득신이 당시 연행에 참여했던 화원이지 않았을까 짐작해볼 수 있다. 비록 인장이 뚜렷하지 않고, 김득신의 인보에는 나타나지 않지만 현장에서 바로 제작해 찍었을 가능성도 염두해볼 수 있다. 비록 명확한 근거가 없어 작가를 특정할 수 없으나, 인물의모습이나 말, 나무 등의 섬세한 묘사력이 돋보이며 먹의 농담으로 광활한 들판의 모습을 생생하게표현하는 등 뛰어난 필력을 갖췄던 화원임은 분명하다.당시 방대한 연행기록에 비해 연행도는 매우 드물게 남아있는데, 출품작은 1812년 연행에 관련된작품이며 특히 당시 책문柵門의 풍경을 그린 실경산수화이자 기록화임에 의의가 있다.

작품을 그린화가 또한 당대의 유명한 화원이었다는 점에서 그 중요성을 더한다. 우측 하단에는 운미 민영익의소장인이 찍혀 있어 그가 이 작품을 구장 했었음을 알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