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환기 (金煥基 : 1913~1974) : 무제 : Untitled : oil and mixed media on canvas : 114.2☓86.4cm : (50) : mid-1960s
by 주해2022. 12. 5.
2021-03-12 16:40:23
50호 크기의 화폭을 세로로 길게 세워놓고 매재를 섞어 균일하게 올린 뒤 다시 그 위로 매재의 두께를 달리하여 형상을 덧붙였다. 하나의 점 같기도, 선 같기도 한 형상들을 찬찬히 살펴보면 마르기 전에 여러 차례 손을 대어 정성스럽게 다듬은 부분과 손가락의 힘을 이용해 빠르게 올려놓은 부분이 함께 섞여 있다. 형상의 간결함으로 단순한 구성처럼 보이지만 시간을 두고 쌓아올린 색조가 층위를 이뤄 부조적 입체감에 깊이가 더해진다.붉은색과 푸른색의 색감 대조가 특징적인 이 작품은 질서와 균형 감각이 중요한 배색을 탁월하게 운용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형상을 취하는 점, 선, 면에 배색을 통한 효과를 고려한 색조 사용으로 질서미, 조화 추구와 더불어 동적인 밸런스를 갖도록 했으며 이를 상징적 이미지로 탈바꿈시켜 감응을불러일으킨다. 부유하는 듯한 형상과 주변으로 퍼져나가는 색조의 공명, 주조를 이루는 붉은 색감은추상표현주의의 선구자로 불리는 마크 로스코의 초자연적이고 초월적인 의미를 전달하는 붉은 색조를 연상케 하여 내면의 보편적 감정을 건드린다.장식적이면서도 절제된 조형미가 인상적인 작품으로 여러 색을 품은 표면에 일간의 흐름에 따른 자연광이 더해지면 시시각각 다채로움을 발휘하여 숭고한 추상의 세계에 이르는 예술 여정으로의 집중을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