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한국 미술/김환기 작품관

김환기(1913~1974)-Peony, Old Tree and Jar-oil on canvas-52.8☓45.3cm (10)-1950’s

by 주해 2022. 11. 18.

2019-03-15 12:32:52

 

 

LITERATURE

 

Whanki Museum, A 25th Anniversary Exhibition of the Death of Whanki Ode to a White Porcelain Jar: 1999, p.53.

 

 

작품설명

김환기가 활동했던 20세기 중반은 서구문화 유입에 따른 동·서양의 융화 과정에서 습득과 고유성 확립을 위해 노력했던시기이다. 일본과 중국의 미술가들도 보였던 경향으로 많은미술가들이 세계미술의 중심지인 유럽과 미국으로 건너가 체험하고 미적 공감을 이루고자 했다. 다른 문화와 관념을 가진이국에서 교류하고자 동양의 작가들이 집중한 것은 동시대미술 흐름의 반영과 정체성의 투영이었다.

이를 위해 자국의 전통 이미지와 정신성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했고, 과감한 형태와구성 아래 고유의 감성을 담아냈다. 이를 대표하는 작가로 산유Sanyu 1901-1966를 꼽을 수 있다. 전통에 기반을 두되 새로운 현대적 미감을 보여주어 아시아의 예술가임을 각인시킴과 동시에 서구 미술 애호가들의 인정을 받았기 때문이다. 동양의 작가, 한국의 작가인 김환기 역시 그 맥을 같이 한다. 초반에는한국의 정신성을 보여줄 수 있는 선별된 표상들로, 중반에는색色과 획劃을 활용한 심상 이미지로, 후반에는 회화의 기본요소를 통한 순수 추상의 형태로 정신성의 고취를 보여주었으며, 프랑스와 미국에서 독창적 미감을 인정받았다.1950년대에 제작된 출품작은 작가가 선별한 한국을 대표하는 표상인 모란과 항아리, 고목古木이 한 화면에 담겨 있다. 화단에 내어놓고 감상하던 달항아리보다 높게 자란 모란이 홍자색 꽃을 피어내고 있는 모습이다.

형태를 온전하게 표현한달항아리와 달리 뒤편의 고목과 모란은 단편적으로 표현하였으며, 고목의 메마른 표면마다 채색을 달리하여 해체적 구성을 보여준다. 배경은 특정한 형태를 두지 않고 색으로 빠짐없이 채워 놓아 세 가지 소재와 색감의 조화를 이루면서 시공간을 초월하는 이미지로 탈바꿈시킨다. 한국의 전통 도자기에새겨진 모란문牡丹文의 현대적 해석 혹은 미美에 대한 개안開眼을준 항아리를 향한 애착을 모란꽃의 풍요로움에 빗댄 표현으로 유추해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