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콜라스 파티(Nicolas Party : 1980 ~ ) : Still Life : soft pastel on linen : 130.2☓140.0cm : 2015
by 주해2022. 12. 24.
2022-06-10 21:29:36
PROVENANCE
Acquired directly from the artist by the previous owner
Kaufmann Repetto(Milan)
Private Collection
David Benrimon Fine Art(New York)
Private Collection(Asia)
Private Collection
Private Collection(Asia)
EXHIBITED
Kaufmann Repetto(Milan), 《Nicolas Party: Two Naked Women》: 2015.3.12-4.20.
작품설명
니콜라스 파티는 스위스의 빌레뜨Villette라는 작은 마을에서 자랐다. 로잔Lausanne 외곽 호수 부근에 자리한 마을로 그의 작품에 등장하는 동화와 같은 풍경은 그가 자라면서 본 아름다운 마을 풍경을 기반으로 한 것이다. 2004년 로잔예술학교를 졸업한 후 작가는 다양한 재료를 사용한 회화 작업을 시도했다.
처음에는 오일, 수채 물감, 스프레이 페인트, 아크릴 물감 등을 사용했고 나무, 금속 등을 이용해 거대한 두상 조각을 만들기도 했다. 하지만 2013년 파스텔을 작품의 주재료로 선택한 이후 지금까지 사용하고 있는데, 회화에서 흔히 사용하는 유화나 아크릴 물감이 아닌 섬세하고 민감한 소재인 파스텔을 선택해 독창적인 회화 세계를 선보이고 있다. 파스텔이라는 매체 선택의 또 다른 이유는 바이엘러 미술관Beyeler Foundation에 전시된 피카소의 여인 초상화를 보고 엄청난 감동을 느낀 경험 때문이었다. 당시 피카소 초상화의 이미지와 명암, 색채의 강렬함에 큰 감동과 충격을 느낀 그는 해당 그림이 인쇄된 엽서를 샀다. 그리고 바로 미술용품 가게로 가 파스텔 한 상자를 산 뒤 피카소의 작품을 따라 그리기 시작했다.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이후 니콜라스 파티 초상화에 등장하는 인물 형상들은 무표정하고 중성적인 얼굴로 발전했다.
니콜라스 파티의 작품은 풍경화, 정물화, 초상화 등 크게 세 가지로 나뉜다. 그중에서도 출품작은 경쾌한 색감과 과일의 율동적인 형태가 두드러지는 정물화이다. 사물을 가운데에 모아 놓은 구도나 화면을 가로로 나누는 면 분할 등 전통적인 정물화에서 나타나는 특징과 유사한 부분을 찾을 수 있지만, 그는 실재하는 사물의 이미지를 참고해서 그리는 것이 아닌 기억 속에 있는 소재를 화면에 끌어내고 상상을 더해 재창조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위트있고 경쾌한 느낌의 정물화를 만들었다. 특히 화면에 주제인 과일 세 개의 색과 형태가 흥미로운데, 화면에 등장하는 과일들을 모두 각기 다른 모양과 생동감 넘치는 색으로 표현해 다채롭게 화면을 구성하고 있다.
가로와 세로 모두 130센티가 넘는 대형 크기의 화면은 보는 이를 압도하고 그 안으로 시선을 끌어들인다. 전통적인 정물화는 실제 크기와 비례에 맞춰 그려 화면 속 사물이 마치 실제로 눈앞에 존재하는 듯한 느낌을 준다. 하지만 출품작과 같은 파티의 정물은 커다란 화면안에 대형 과일들을 크기와 색감, 그리고 독특한 표현기법으로 그려 넣어 실존하는 과일의 느낌보다는 초현실적인 느낌을 자아낸다. 또한 과일의 유려한 곡선과 대비되는 뾰족한 직선의 줄기 형태는 화면에 긴장감을 만들며 비현실적인 느낌을 더하고 있다.
더불어 화면 전반에 칠해진 푸른색의 배경은 환상적인 느낌을 자아내고, 정물의 붉은색, 노란색, 녹색의 따뜻한 색감과 대비되며 화면의 주제를 더욱 강조시키고 있다. 정물이 놓인 바닥의 그림자는 작은 영역에 옅은 색감으로 표현했는데, 이를 통해 정물이 3차원의 공간 안에 존재하는 듯한 입체감과 공간감보다는 대상의 강렬한 색감이 주는 조형미와 평면성이 더욱 돋보인다. 정물의 구도는 세 개의 과일을 서로 기대둔 형태로 그렸는데, 마치 아슬아슬하게 서로 기대진 과일들이 금방이라도 움직일 듯한 흥미로운 상상을 불러일으킨다.
작품을 가까이서 보면 린넨 천의 결 사이로 미세하게 채워진 고운 파스텔의 질감을 느낄 수 있는데, 손가락으로 파스텔을 문질러 미묘한 그라데이션 변화를 표현했다. 이러한 자연스러운 명암의 표현은 르네 마그리트의 작품 속 사과의 명암 표현과도 닮아 있고 정물을 가운데 배치하고 배경을 크게 이분할로 구분하는 화면 구성은 조르지오 모란디의 정물화의 구도가 떠오르기도 한다. 이렇듯 니콜라스 파티는 피카소를 비롯해 그에게 영감을 준 많은 작가들의 작품을 단순히 따라 하는 것이 아닌, 자신만의 해석을 가지고 새롭게 표현해 독창적인 작품 세계를 완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