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한국 미술/근현대 미술

박영남(1949~)-Gogh+Mondrian-Ⅰ-173.0☓285.0cm -1988-acrylic on canvas

by 주해 2022. 11. 21.

2019-11-09 00:52:41

 

 

LITERATURE

Gana Art Gallery, YoungNam Park: 2006, p.91.

 

작품설명

박영남의 회화작품이 보이는 진하고 두터운 물감의 흔적은자유분방한 선과 함께 강하고 거칠은 움직임을 발산하고있다. 그의 작품은 관람자로 하여금 잊혀진 먼 옛날의 즐거웠던 어린시절을 회상케하고, 순박한 동심의 세계로 이끌어준다. 그 이유는 우리가 어린시절 마음대로 칠하고 그리고그었던 발산적인 자유스러운 놀이를 박영남의 작품이 연상시켜주기 때문이다.

사실 그의 작품은 어느 관념을 물감으로 표출한 것도 아니고, 물감의 음악적인 회화성을 주장하고 있는 것이 아니다그의 말대로 아무 예비적인 준비없이, 어린 시절에 마음대로 그리고 칠하며 놀던 습관의 연장으로 계속 오늘도 그 놀이를 하고있는 것이 박영남의 작품활동이다.붓으로 물감을 칠하지 않고, 물감통을 눕힌 캔버스에 드러붓고 손으로 문질러가며 색의 맛을 익히고 있다. 그렇기에그는 작업을 하는데 있어서 예술적인 표현 내지는 활동이라는 의식을 갖지 않는다고 한다. 이와 같이 솔직한 태도는편안하고 자유스럽고 순수한 작업을 가능케하고, 한편 억압적이고 의도적인 창작활동을 멀리하게 한다.

모든 유형,모든 형식, 모든 개념을 멀리한 상태에서 그냥 습관적으로작업에 임한다고 그는 말한다. 일단 일을 시작해보고 그 상황에 따라 무엇을 해야하고 어떻게 계속해야 하는가를 감지하게 된다는 것이다. 이러한 상황은 흔히 예술가들이 작업에 앞서 창조적인 구상을 한다는 것에 상반한다. 여기서 생각나는 것은 현대미학의 대가인 에티넨느 수리오EtienneSouriau가 그의 “실천적 미학에서 선험적인 예술미”를 주장하면서, 예술의 성립은 우선 무엇보다도 실천을 전제해야 하며또한 그 예술성은 모든 사람에 공감되는 즐거운 놀이의맛을 찾아내는 게 있다고 한 실천 우선의 예술미의 민주주의라는 학설이다.

박영남의 작품이 이러한 상황의 산물이라는 점에서, 지극히 순수한 성격을 지니고 또 그것은 유아적인 소박함과 청순함을 알려주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러한 성격의 그의예술이 수리오가 주장한 모든 사람에 공감되는 즐거운 놀이의 맛이라 할 수 있다. 박영남의 말대로 작업에 이렇듯 열중해 있다가, 그만 멈추어야겠다는 느낌에 따라 작품이 끝난다고 한다. 따라서 작품의 완성이라는 개념 또한 흔히 말하는 완성도에 있는 것이 아니라 작가의 선험적인 어느 미적 판단에 따르게 된다는 이야기이다. 그렇기에 박영남의작품을 지적인 접근 및 이해의 대상으로 삼기보다도, 자유분방한 유아적인 심리상태나 여하한 어느 개념을 멀리한 전신 상태에서 교감해야할 것이다.

많은 유명한 사람들이 예술을 미적 정서 놀이라고 보았던 사실이 박영남의 예술성을 실감나게 연관시킨다. 그의 작품은 벌거벗은 상태를 우리에게 요구한다. 이러한 요구는 그의 작품이 그만큼 순수하다는 뜻이다. … 손으로 물감을 바르고, 문지르고, 손톱과 물감튜브 등을 이용하여 선을 그어, 모든 제작형식이 무시된 상태에서 이루어진다. 박영남의 작업은 글자 그대로모든 형식적인 표현의 구애에서 이탈한 상태를 보며, 이 점이 이색적인 우연성을 작품에 특징을 준다. 붙이기, 긁어내기, 떼어내기, 바르기, 칠하기, 그어내기 등등, 이 모든 활동작업이 절차 순서 내지는 미적 규범 없이 이루어지고 또 그어느 순간 이상한 뜻밖의 결과가 나타나 보일 때, 이러한 작업놀이를 멈춘다. 오늘의 예술관이 앞서 언급한 학자 ‘수리오’의 말대로 만들어내는 예술미가 아니라 발견하는 것이라주장한다면 박영남의 예술성을 이에 연관 짓게 된다.

 

- 임영방, 『박영남의 작품세계』, 가나아트갤러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