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현실주의 英 화가 매개로
‘포스트휴먼’ 상상하는 전시
내년 4월 23일 개최 확정
리어노라 캐링턴의 유화 ‘Down Below’(1940). 인간과 비인간이 혼융한 초현실을 보여준다. /Estate of Leonora Carrington/Artists Rights Society
코로나 사태로 1년 연기된 이탈리아 베네치아비엔날레가 내년 4월 23일부터 11월 22일까지 열린다. 가장 유명한 비엔날레 행사로, 주최 측은 최근 “‘인간의 정의는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가'와 같은 질문에 대해 수개월간 예술가들과 나눈 대화에 기반해 전시를 준비했다”고 밝혔다.
주제는 ‘The Milk of Dreams’로 결정됐다. 영국 출신 초현실주의 여성 화가 리어노라 캐링턴(1917~2011)의 책 제목에서 따온 것이다. 화가가 자녀들을 위해 그린, 환상에 기반한 다소 괴상한 그림으로 가득한 책이다. 초현실주의 화가 막스 에른스트의 뮤즈였던 캐링턴은 2차 세계대전으로 연인과 결별한 후 멕시코로 떠나 신비주의적인 그림을 발표했다. 신체 변형, 기계·동물·인간이 결합한 생명체를 창조하며 마술성을 극대화한 작풍으로 유명하다. 이번 비엔날레 총감독을 맡은 여성 큐레이터 세실리아 알레마니(44)는 “많은 현대 예술가들이 ‘포스트 휴먼’을 상상하고 있다”며 “백인 남성이라는 인간의 고정된 척도를 넘어 캐링턴의 그림과 같은 잡종 및 여러 존재의 새 동맹을 제안한다”고 했다.
주제에서 드러나듯 이번 비엔날레는 세 가지 테마에 초점을 맞춘다. ①몸의 묘사와 변형 ②개인과 과학 기술의 관계 ③신체와 지구의 연결이다. 세실리아는 “예술로 대안적 우주론을 보여주는 전시가 될 것”이라고도 했다. 베네치아비엔날레 한국관 감독 선정 결과는 다음 달 발표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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