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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미술/한국 고미술

분청사기상감화문병 (粉靑沙器象嵌花文甁 : Inlaid Buncheong Bottle : 16.6☓30.0(h)cm : JoSeon Period

by 주해 2022. 12. 13.

2021-10-15 21:03:23

 

LITERATURE

이병창, 韓國美術蒐選 李朝陶磁(한국학자료원, 1978), p.29, pl.31.

작품설명

상감분청사기는 고려말 상감청자의 전통을 이어받아 제작된 것으로 초기에는 기형, 문양, 유색 등이 고려청자와 유사해 구분이 어려웠으나 이후 분청사기만의 특색을 지니면서 변모해 간다. 15세기에 보이는 분청병은 고려의 병보다 구연부가 더 넓고 외반된 형태로 나타나며, 문양에 있어서는 해체, 단순화, 반복, 여백이 없는 배치 등 상감청자와는 다른 특징을 보인다.출품작은 다양한 문양대와 정교한 상감이 돋보이는 분청사기병으로 위와 같은 분청사기의 성격이 잘 드러나 있다. 구연부는 입술이 살짝 말려 외반한 나팔형으로 목이 가늘고 하단부로 내려가면서 풍만해지는 형태를 띤다. 구연부와 목을 제외한 몸체에 4단으로 문양대를 구성하고 위에서부터 각각 연판문, 파도문, 화문, 연판문을 빽빽하게 시문했다. 특히 주문양인 화문이 반복적으로 나타나는데 이는 기존 상감청자에서보이는 연판문이나 꽃의 일부가 따로 해체된 모습으로 청자에서 사용된 문양이 변형되어 분청사기로 이어졌다고 볼 수 있겠다(참고도판 1, 2). 전면에 맑은 회청색 유약을 고르게 시유했으며 광택과 전해지는 상태가 온전하다.작품은 이병창李秉昌, 1915-2005이 제작한 『한국미술수선 이조도자』에 수록돼 더 가치를 지닌다. 이병창 박사는 이승만 정부 당시인 1949년 초대 오사카영사를 지낸 인물로 한국 고미술에 대한 애정이 깊었으며, 특히 도자기에 있어 높은 안목을 지녔다고 알려져 있다. 그는 뛰어난 감식안으로 최고 수준의 작품들을 수집했고 그의 컬렉션은 한국 도자의 흐름을 한눈에 알 수 있을 만큼 체계적이었다. 당시 이박사의 컬렉션만으로도 최고 수준의 도자전문박물관 설립이 가능할 정도였다고 하고, 오사카시립동양도자미술관大阪市立東洋陶磁美術館에 기증한 그의 소장품만 보아도 그가 얼마나 도자기에 대해 잘 알고 수집했는지 알 만하다. 이처럼도자기에 대한 높은 이해와 안목을 가졌던 그가 1978년 최순우崔淳雨, 1916-1984 선생의 도움을 받아 제작한책이 한국미술수선이다. 한국 도자의 걸작들을 추려 3권 1질의 대작으로 꾸민 이 책에는 전 세계에 흩어진 한국의 도자 수장품 가운데 명품만을 엄선해 집대성한 것으로 한국도자의 백과사전으로 불린다. 이 책에 수록된 작품들은 모두 검증된 최고의 작품들로 출품작 또한 인정받은 높은 수준의 작품임에 틀림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