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8-28 14:09:31
LITERATURE
경성미술구락부 경매-부내박창훈박사소장품매립목록(경성미술구락부, 1940)
작품설명
張水屋山水雙幅幀
閔園丁 工藤文哉 其舊主
己卯春 葦滄
心無窐碍樓藏
장수옥산수쌍폭정
민원정민영익과 쿠도 후미야쿠도 소우에이가 옛 소장가이다.
기묘년1939 봄에 위창.
此幅作於壬子之夏 至癸丑新正
晤士原書狀 持以送將歸 並政
水屋道人渥作
이 그림은 임자년1792 여름에 그린 것인데, 계축년1793 새해에사원김조순의 자 서장관을 만나 귀국길에 드리며 질정을 청한다.수옥도인 도악 씀.
1940년, 서울의 남산정 경성미술구락부에서는 당대대수장가로 이름을 떨쳤던 청원 박창훈朴昌薰, 1897-1951의 소장품 경매가 열렸다. 이 경매를 통해 그가 소장하고 있던 고미술품 247점이 거래됐고 당시 뿔뿔이 흩어진 고미술품 중 다수의 소재지가 현재까지도파악되지 않고 있다.
그 중 이번에 소개할 작품은 박창훈이 1940년 경매에 출품했던 수옥 장도악張道渥, 1757-1829의 산수도 2점이다. 청대 화가인 그는 옹방강翁方綱, 1733-1818, 법식선法式善, 1753-1813, 나빙羅聘, 1733-1799 등과 친밀하게 교유했던 관료출신의 문인화가로 당대 조선 문인과의 지속적인 교류를 통해 조선에도 이름이 알려진화가였다. 그는 박제가朴齊家, 1750-1805, 김이도金履度,1750-1813 등과 친밀하게 지내 서로 그림이나 편지를주고 받았는데, 박제가에는 묵죽도를 선물했다는 기록이 있으며, 김이도에게 선물한 "소림천수疏林淺水"작품은 현재 간송미술관에서 소장 중이다. 이 작품은장도악이 김조순金祖淳, 1765-1832에게 선물한 것으로,그의 종숙부인 김이도와 교류하면서 알게 된 김조순과도 관계를 유지했던 것으로 보인다. 특히 김이도가서거하자 김조순이 장도악에게 겸재 정선의 금강산그림을 포함한 다양한 선물과 함께 부고 편지를 보냈다는 기록이 있을 만큼 그들의 교유는 꽤나 깊었던것 같다.
또한 석농 김광국金光國, 1727-1797이 소장하고 있던 작품을 모은 『석농화원石農畵苑』에도 장도악의 회화작품 한 점과, 김이도에게 보냈던 편지가 수록된 것으로 볼 때 그가 당대 조선 문인들에게 적지 않은 영향을 줬던 청대 화가였음을 추측해볼 수 있다.갈필로 그려낸 두 폭의 산수는 서로 다른 분위기를자아낸다. 첫 폭은 구도나 수목의 표현에 있어 중국의 예찬의 화풍을 방倣하고 있지만 전경을 부각시켜표현한 점이 특이하다. 상대적으로 전경이 화폭을 가득 메우고 있어 원산을 그렸지만 아득한 느낌은 들지않는다. 두 번째 폭은 둥글둥글한 모습의 산들을 중첩하고 짙은 먹으로 찍은 우점준과 거친 피마준을 사용해 표면을 나타냈는데 이는 황공망, 문징명 등의화풍을 방해 제작한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당대 유명한 중국화가들의 화풍으로 산수를 그려냈지만 격식에 얽매이지 않고 자신만의 자유분방한 필치를 더해 독특한 스타일의 산수를 제작했다. 또한 간략한것은 더욱 간략하게, 복잡한 것은 더욱 복잡하게 그렸다는 그의 화풍을 이번에 출품된 산수 2폭을 통해서도 확인해 볼 수 있다.이 작품에는 위창 오세창의 배관이 쓰여있는데, ‘張水屋山水雙幅幀’ 즉 장수옥의 산수 쌍 폭 족자이며‘원정園丁’과 ‘쿠도 소우에이工藤 壮平’라는 일본인이 소장했던 작품이라고 밝히고 있다. 여기서 말하는 ‘원정’은 운미 민영익閔泳翊, 1860-1914의 또 다른 호로 그가 이 작품을 구장했음을 알 수 있다. 이러한 내용으로 볼 때 민영익이 소장하던 작품을 일본인 소장가인쿠도 소우에이가 소장하게 됐고 이후 박창훈에게까지 전해진 것으로 보인다. 배관은 기묘년1939에 쓴 것으로 ‘부내박창훈박사소장품경매’가 열리기 일년 전에 박창훈이 소장하게 되지 않았을까 추정된다. 경매된 서화에는 이 작품을 ‘장심張深’이라는 중국작가로기록했는데, 수옥주인이라는 서명과 낙관이 있고 위창이 ‘장수옥의 산수’라 적은 것으로 미루어 볼 때 그명칭을 사용하던 장도악의 작품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 하겠다.
참고문헌
김현권, 박제가의 對淸회화교류와 청 회화의 인식(동국사학 52권, 2012), pp.115-155.
澗松文化 제 83호 繪畵 五十四 明淸時代繪畵(한국민족미술연구소, 2012)
참고도판
수옥 장도악, 소림천수, 간송미술관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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