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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미술/한국 고미술

요지연도 瑤池宴圖 - color on silk - 362.8☓148.8cm (ten-panel screen)

by 주해 2022. 11. 17.

2019-02-28 15:23:00

 

 

서왕모西王母가 사는 곤륜산崑崙山의 요지에서 열린 연회의 모습을 화려한 채색과 숙달된 필력으로정성 들여 그린 작품이다. 서왕모는 도교의 최고위에 속한 여신으로 그녀의 거취인 곤륜산 꼭대기엔넓고 화려한 궁전과 연못인 요지, 먹으면 불로장생 한다는 천도가 열리는 나무가 있다고 전해진다.

이 나무는 3000년에 한 번 열매를 맺는데 이를 기념하는 연회가 이곳에서 열린 것이다.화려한 옷을 입고 금으로 치장한 서왕모는 요지의 주인 답게 화면 중앙에 위치해 있고 그녀의 좌측으로는 이 곳을 지나가다 초대를 받은 주나라의 목왕穆王이 일월이 새겨진 관모를 쓰고 관복을 차려입고 앉아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그들의 주변으로는 여러 시녀들이 시중을 들고 있으며 잔칫상에는천도, 영지, 불수, 석류 등 온갖 귀한 영물들이 가득하다.

더불어 피리와 비파 등을 연주하는 악대,흥겨운 가락에 맞춰 춤을 추는 무녀들은 연회의 분위기를 더욱 고취시키고 있다. 시선을 돌려보면이 잔치에 초대돼 구름 타고 바다건너 오는 신선들의 모습을 볼 수 있는데, 이는 해상군선도의 소재가 요지연도에 가미돼 나타난 것으로 주로 화면 좌측에 위치하는 것에 반해 출품작에서는 우측에 나타나는 좌우반전 구도를 보인다.신선들은 제각기 다른 기물을 타고 오는데 저 멀리 하늘에서는 사천왕을 거느린 부처와 그 아래 사자와 백상에 올라탄 문수, 보현 보살이 보인다.

하단으로 내려가면 거북이를 타고 이동하는 황안, 유자선과 함께하는 여동빈, 호리병을 든 이철괴, 술병을 들고 잉어를 타고오는 이백과 더불어 엽전으로 두꺼비를 꾀어 오는 유해섬도 찾아볼 수 있다. 흥미로운 점은 일각우가 끄는 마차를 타고 오는 노자의 모습인데, 대부분의 노자의 도상에서는 직접 일각우 위에 앉아 오는 모습과는 차이를 보인다. 우측하단에는 개와 함께 마고와 꽃을 든 하선고가 연회장소에 도착하고 있는 모습이 보이고 왕을 모시기 위해 기다리고 있는 가마와 팔준마 또한 그려져 있다.

이는 대부분의 요지연도와 유사한 양상을 보이고 있어 모본이 있는 도상에 일부 변형을 가해 화면을 구성했음을 알 수 있다.이 작품은 화려한 채색과 세필로 연회가 베풀어지는 곤륜산의 풍경, 궁전의 장식 및 기물까지 화려하고 섬세하게 표현해 궁중화원의 솜씨를 느낄 수 있다. 뿐만 아니라 도교와 유교, 불교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동양사상을 폭 넓게 수용했다는 점에서 미감과 철학이 어우러진 궁중화의 정수라 할 수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