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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미술/한국 고미술

채인필수월관음도 (採仁筆水月觀音圖 : Avalokitesvara : ink and color on silk : 70.0☓94.4cm : 1730

by 주해 2022. 12. 14.

2021-10-20 10:55:07

 

작품설명

1730년옹정 8년에 채인이 제작한 수월관음도이다. 채인은 당대 최고의 화승이었던 의겸과 긴밀한 유대관계를 갖고 활동하던 화승이다. 출품작은 보물로 지정된 여타의 채인 의겸 합작품과 시기·도상적 측면에서 매우 유사하다는 점에서 그 가치가 높다.

 

채인은 18세기를 주름잡던 의겸파의 일원으로서 당대의 불화 화풍을 선도했다. 18세기는 조선회화사의르네상스로 불릴 만큼 불교회화에서도 격조 높은 작품들이 많이 탄생했고, 그 중심에 의겸파가 존재했다.이들은 경상도, 충청도, 전라도 일대에서 활동하며 대대적인 불화 작업을 함께 했는데, 의겸과 함께 활동하던 채인은 1730년을 전후하여 독립 후 독자적인 화사 집단을 조직했을 것으로 짐작된다. 채인이 주도한 작품은 전하는 수가 적어 그 희소가치가 특히 높으며 채인이 수화승으로 1730년에 제작한 〈곡성 도림사 아미타여래설법도〉는 그 가치를 인정받아 보물 제1934호로 지정됐다.

 

관음보살은 중생을 재난으로부터 구제해주는 보살이다. 그 중에서도 출품작은 현세구복적인 성격이 강해고려시대부터 동아시아에 널리 유행한 수월관음의 모습을 담았다. 선재동자를 그윽하게 내려다보고 있는관음보살 옆으로는 수월관음도의 특징적 요소인 버드나무 가지를 꽂은 정병과 대나무, 파란 새가 보인다.정면향의 관음보살은 천의를 입고 화려한 보관을 썼으며, 바위 위에 비스듬히 앉아 두 다리를 발목 근처에서 교차하고 있다. 출품작에 보이는 보살의 특징적인 모습은 채인이 의겸과 함께 제작한 〈고성 운흥사 관음보살도〉보물 제1694호와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의겸 등 필 수월관음도〉보물 제1204호에도 나타난다.작품 하단에는 화기가 존재해 작품에 대한 사료적 가치를 높여준다. 작품이 봉안되었던 사찰은 명확하게확인이 어려우나 옹정 8년1730에 영남에서 제작된 것을 알 수 있으며 이 불화를 주도한 화승이 채인이라는점이 화기에 분명히 나타나 있다.

 

비록 안료가 박락되고 오염된 부분이 있으나, 상호가 온전하고 채색이 완연하다. 또한 앞서 언급한 화기가남아 있어 작품에 대한 정보가 일부 확인된다. 채인의 얼마 전하지 않는 작품이 이번에 발견됨으로써 그 동안 뚜렷이 밝혀지지 않던 채인의 행적이 한 꺼풀 드러나게 되었다. 이로 인해 채인의 화풍은 물론 18세기화승들의 화맥이 어떻게 이어지고 발전되어 가는지를 가늠해 볼 수 있게 되어 미술사학적으로도 의미 있는 작품이라고 하겠다.

 

참고문헌김영희, 「1730년 의겸(義謙) 작 내원정사 목조관음보살좌상 연구 –조선후기 백의관음신앙의 측면에서」, 『불교미술사학』 29, 불교미술사학회, 2020.유경희, 「여수 興國寺 義謙作 觀音菩薩圖 硏究」, 『불교미술사학』 8, 불교미술사학회, 2009.안귀숙, 「조선후기 불화승의 계보와 의겸비구에 관한 연구(하)」, 『미술사연구』 9, 미술사연구회, 1995.

 

참고도판

곡성 도림사 아미타여래설법도, 1730, 도림사 보광전, 보물 제1934호

고성 운흥사 관음보살도, 1730, 쌍계사 성보전, 보물 제1694호

의겸 등 필 수월관음도, 1730, 국립중앙박물관, 보물 제1204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