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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미술/한국 고미술

추사 김정희(金正喜 : 1786~1856) : 소동파입극도(蘇東派笠屐圖)Portrait of Su DongPoink on paper : 글씨: 23.0☓32.8cm : 그림: 23.0☓29.2cm

by 주해 2022. 12. 24.

2022-07-13 23:01:50

 

坡公笠屐像趙子固硯背本

此爲蘇齋所供朱野雲摹寄

有蘇齋·芸臺·分亭·心葊·芝灣諸詩

又吳下所傳顴誌眞影 並供吾齋 仍識此於子固本再傳之眞耳

 

이것은 소재蘇齋, 옹방강 서재에 모신 소동파입극도를 주야운朱野雲, 주학년이 임모해 보내온 것이다. 소재·운대芸臺, 완원·분정分亭, 미상·심암心葊, 이임송·지만芝灣, 송상宋湘의 시도 함께 있다. 그리고 오하吳下, 강소성 소주에 전한 관지顴誌, 오른쪽 뺨에 점이 그려짐 진영眞影을 내 서재에 모시고 있어서, 재전再傳해 온 조자고의 그림에 이 내용을 함께 적는다.

 

추사 김정희는 아버지 김노경을 따라 연경에 갔을 적에 중국 문사들과 교유하며 학문의 식견을 넓혔다. 이때 당대 최고 석학이었던 담계 옹방강翁方綱, 1733-1818을 만나 그의 서재인 보소재寶蘇齋의 진귀한 소장품들을 실견하기도 했다.

 

담계는 추사의 영민함을 알아보고 귀국 후 편지를 보내 사제로서의 인연을 지속했으며, 연행에서 만난 주학년朱鶴年, 1760-1834 등 많은 청나라 학자들과의 교류 또한 이어졌다.출품작의 추사가 남긴 글처럼 보소재에는 소동파의 초상이 전하고 있었다고 한다. 총 3점으로 이들 중 조맹견趙孟堅, 1199-1267의 것으로 전해져 오는 벼루 뒤에 조자고趙子固가 그렸던 소동파상이 있었으며, 이는 조자고연배본趙子固硯背本으로 불렸다.

 

그리고 이 연배본을 옹방강이 주학년을 시켜 임모하게 했고 그 작품을 추사에게 증정했다고 한다.국내에 주학년의 소동파입극상이 전하고 있어 출품작과 견주어 볼만하다. 간송미술관에 전하는 작품으로, 1811년에 주학년이 홍과산에게 그려준 작품이다. 이는 추사와 같은 별본 한 본을 더 그려달라고 청해 받은 그림으로 추정된다.

여기에는 별지로 완원, 이임송 등 추사와 교우했던 인물들의 제가 딸려 있으며, 특히 이임송의 제문에는 임모본을 추사와 홍과산에게 보낸다고 쓰여 있다.출품작의 소동파입극상과 간송 소장본을 비교해보면 그 필치가 유사한 점이 눈에 띈다. 가늘고 세밀한 선묘가 그러하고, 특히 얼굴의 표현이나 의습선 등에서 같은 솜씨임을 간취할 수 있다.

이러한 수준의 그림은 연배본을 실견하지 못한 이가 흉내내기 어려운 작품일 것으로 생각되며 추사의 무르익은 서체와 더불어 중국 문사들과의 관계를 알 수 있는 귀중한 자료로 평가된다.

참고문헌김울림, 18·19세기 동아시아의 蘇東坡像 연구:淸朝 考證學과 관련을 중심으로

(홍익대학교 대학원 미술사학과 박사학위논문, 2018)

 

20220726  -  S  -  47,00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