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12-03 15:29:56
LITERATURE
Samsung Museum of Modern Art, 우리의 화가 박수근: 1999, p.109.
EXHIBITED
Seoul, Hoam Gallery, 우리의 화가-박수근展: 1999.7.16-10.17.
작품설명
“나는 인간의 선함과 진실함을 그려야 한다는 예술의 대단히 평범한 견해를 가지고 있다.”박수근의 관심은 언제나 일상을 영위하는 우리네 이웃으로 작가의 견해를 통해 그가 추구하는예술세계를 단적으로 엿볼 수 있다. 매일 반복되는 척박한 일상이었지만 사람사는 세상이기에그 안에서 일어나는 소소한 재미와 행복이 있고 서로 사랑하고 감사하며 희망을 버리지 않고 살아간다.
그는 우리네 모습을 오랜 시간 보고, 듣고, 되새겨 보편적인 정감을 자신의 화폭에 옮겨 놓았다.20세기 중반의 생활상이 고스란히 담긴 박수근의 작품은 대체로 시대적 관점에서 해석되고 있다.주된 이유는 작품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옷차림과 풍경 등에서 당시의 모습을 엿볼 수 있기 때문이다.활동시기 등을 감안 할 때에 시대적 관점에서 완벽히 벗어날 수는 없겠으나 제작방식과 표현력 등의독자적 양식이 높이 평가되고 있으면서도 특정 시기에 대한 고정관념으로 작가와 작품에 대한 평가를국한시키고 있는 편이다.그러나 박수근이 작품을 제작함에 있어 일관되게 담아내고자 한 것은 그가 말했던 것처럼 인간의선함과 진실함을 드러내는 것이었다. ‘선善함’과 ‘진실함’, 즉 본성에 대한 탐구는 일제강점기부터안위를 위해 본성을 외면한 채 살아가고 있는 사회에 대한 작가로서의 발언이었다. 다 함께 어울리고서로를 챙겨주는 ‘우리’는 좋은 울타리가 되어 주지만 극한 상황에 맞닿으면 서로를 배척하는 양면성을 갖는다.
탄압과 억압을 함께 견뎌내었으면서도 서로를 겨누고, 모두가 절박한 상황임에도 자신부터 먼저벗어나고자 등을 돌리던 때에 그는 작품을 통해 일깨워주고자 했던 것 이다. 자연발생적으로 타고 나지만 상황에 굴복하여 무뎌지고 있는 정감情感·정조情操를 화폭 안 인물들의 구성을 통해 직접적으로 보여주거나, 단편적 구성을 통해 이를 감상하는 이로부터 간접적으로 이끌어낸다.비슷한 소재와 구도를 즐겨 사용하던 박수근이지만 출품작의 소재와 구도만큼 오랜 시간에 걸쳐박수근의 마음을 사로잡았던 것은 많지 않다. 박수근의 애정은 몇 가지점에서 이해될 수 있다.박수근에게 있어 나목裸木이라는 소재는 그 중요성 면에서 인물과 동급이다.
잎을 모두 던져내고이리저리 가지를 뻗고 있는 나목보다 우리의 삶을 더 잘 표현해주는 것은 없다. 나아가 박수근의회화가 삶의 어려움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그 어려움을 참아내는 인고의 의지를 담고자 했다는점에서 그의 나목은 결코 앙상하지 않다. 잎이 없어도 그것에는 힘이 있고 의지가 있다.
그리고이를 표현하기 위해 박수근은 출품작에서처럼 벌거벗은 나무를 화면 전면에 힘있게부각시키는 것을 좋아했다.커다란 나목이 전면에 등장할 경우 가장 안정적인 구도는 역시 나목을 가운데 두고 좌우에 각각인물을 배치하는 것이다. 나목이 전면에 등장하는 작품 가운데 나목이 한쪽으로 치우쳐 있고다른 한쪽을 인물들로 채우는 경우도 있지만 화면의 안정감은 역시 좌우로 배치할 때가 뛰어나다.그러나 이처럼 종으로 화면이 균등 분할되고 그 좌우에 각각 한 명씩의 인물을 배치하는 구조는지나치게 단순해 보일 수 있다. 이를 막기 위해 박수근은 아이를 업은아낙의 시선과 함지를 머리에 인 여인의 움직임을 통해 시선이 이동할 수 있는 운동감을 주고 있으며, 동시에 여인들을 따라가다자칫 오른쪽으로 시선이 집중되는 것을 막기 위해 나목 줄기의 끝 부분을 왼쪽으로 구부러트렸다.크게 신경 쓴 것 같지 않으면서도 세심한 배려를 통해 화면을 배치하는 박수근의 소박하면서도세련된 구도 잡기의 진면목을 보여주는 작품으로, 박수근이 사랑했던 구도다.
여인들의 이미지에 대한 박수근의 애정 역시 남다른 것들이다. 함지를 머리에 이고 있는 시장의여인 못지 않게 박수근이 평생을 그린 이미지가 아이를 업은 아낙이다. 1940년대 나물 캐는 여인의등에 이미 아이가 업혀 있고 박수근의 말년 작품인 1964년 강변에도 여인의 등에 아이가 있다.출품작에선 이러한 여인네 상을 동시에 담아내면서 가사와 생계의 짐을 함께 짊어지고 있는여인들을 표현해내고 있다.
출품작의 구도는 50년대에서부터 60년대에 이르는 오랜 시기에 걸쳐군데군데 나타나고 있다. 작가가 항상 그리고 싶어했고, 한참을 지나면 다시 생각나는,그런 테마의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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