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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미술/근현대 미술

이우환(李禹煥 : 1936 ~ ) : From Point : oil and mineral pigment on canvas : 161.8☓130.0cm (100) : 1975

by 주해 2022. 12. 24.

2022-06-10 21:23:34

 

PROVENANCE

갤러리현대(서울)

EXHIBITED

갤러리현대(서울), 《현대 HYUNDAI 50 PartⅠ》: 2020.4.17-5.31.

작품설명

이우환이 1960년대 말에서 1970년대 초까지 일본의 현대미술사조인 구타이 그룹具體派과 함께 활동하며 ‘시간성, 공간성, 물성’ 등의 개념을 작품에 결합해 모노하物派 운동을 선보였다. 모노하에 참여한 작가들은 인간이 만들어낸 사물과 과거부터 존재하던 자연물에 관심을 갖고 그 대상에 대한 해석을 예술로서 풀어가고자 했다. 당시 일본에서는 무분별한 서구 미술 사조의 흐름을 받아들이는 것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흐름이 있었다.

자연물을 근간으로 일회성(시간성)을 내포한 사물의 배치를 통해 총체적 경험을 할 수 있는 예술관을 지향하는 모노하 작가들이 주목을 받았고 그 중심에 이우환이 있었다. 작가는 모노하의 실험적인 예술 운동 이후 새로운 작업의 세계로 나아가고자 했는데 당시 전후 일본 사회에서도 앵포르멜 회화의 유행이 펼쳐졌고 이후 팝아트, 옵티컬 아트, 키네틱 아트 등 다양한 미술의 흐름이 펼쳐졌다.이우환은 1971년 유럽과 미국 여행 이후 회화의 영역으로 범주를 확장 시켰고, 1970년대 초반 조각의 물성을 적극 드러내며 회화적 양태를 보이는 목판 작업을 거쳐 점과 선의 회화로 나아갔다.

작가는 학창시절 한국에서 동양화를 배워 회화에 대한 방법론을 이미 익혔고, 회화의 관념 안에서 캔버스와 물감이라는 제한된 매체를 활용하고 극복하고자 했다. 앞서 물성을 시공간에 풀어 선보였던 <관계항> 연작에서와 같이 ‘장소와 공간’의 개념이 그의 평면 회화에 적용됐다. 반복되는 점과 선은 그가 관심을 갖고 펼쳐 보이고자 했던 ‘무한’에 대한 관점을 나타내는 표상이 되어, 평면 위에서 상호 조응하는 관계로 형상화됐다.출품작과 같이 무한히 반복되는 일필 일획의 점들은 한 호흡과 리듬으로 완성되기 때문에 신체의 제약된 행동과 고도의 정신적 집중과 몰입이 필요한 회화이다. 따라서 모노하 운동을 행했을 당시에 주요 개념인 공간성은 1970년대 중반에 등장하는 반복된 점과 선의 우주적 관념을 담아 내기 위한 캔버스의 장場 개념으로 전환됐다.

점과 선이 가지런하게 보이는 표현 양식에 주 목적을 두기보다 작업의 시점과 상황, 작가의 호흡 등을 반영한 결과물을 만드는데 집중하며 작업했다. 무한히 연속적으로 찍힌 점의 표현은 좌측에서 시작해 우측으로 점차 사라져 흘러가는 모양이다. 사라짐의 시점이 어디인지 명확히 끝맺음 할 수 없는 이우환의 연속적인 점의 향연은 안료가 다 닳을 때까지 이어져, 결국 그 점들이 끝날 때 안료의 물성만이 희미한 흔적으로 남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