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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미술/한국 고미술

겸재 정선 : 鄭歚(1676~1759) : 초충도(草蟲圖) : ink and color on silk : 21.3☓28.4cm

by 주해 2022. 11. 30.

2020-09-15 16:23:09

 

작품설명

화려한 색채가 돋보이는 여뀌꽃이 화면 가득 흐드러졌다. 지나가는 여름이 아쉬워 우는 매미의 울음소리가귓가에 울리는 듯하다. 그를 올려다보는 개구리, 주변에 피어난 잡초 사이로 분주히 지나가는 곤충의 모습도 보인다. 자그마한 경물들이 모여 만든 늦여름의 소소한 정경이 오롯이 화면에 담겼다.왼쪽에서 오른쪽으로 뻗어 자란 한 포기 여뀌는 화면 중앙 크게 자리하며 자연스런 율동감을 주고 주제를단숨에 부각시킨다. 줄기 밑동에는 짙은 윤곽선을 더했지만 꽃이 피어난 상단은 몰골로 그려 줄기의 단단한부분과 여린 부분의 생태까지 표현했다. 잎맥에 가한 섬세한 음영이 이파리를 더욱 사실적으로 보이게 하며,붉은 꽃의 생생한 색깔은 감상자의 시선을 사로잡는 포인트다.화면구성과 색채감각뿐 아니라 겸재의 꼼꼼한 묘사 실력 또한 작품에서 찾아 볼 수 있다. 매미의 더듬이와다리는 물론 날개 맥까지 세필로 표현했고 그 아래를 지나가는 개구리 자세와 무늬, 화면 하단을 채운 작은풀 포기와 곤충들 등에도 어느 하나 흐트러짐이 없는 묘사력을 발휘했다.겸재는 진경산수화의 대가로 알려져 있지만 화훼나 초충, 영모 등의 화목에서도 뛰어난 실력을 겸비하고 있었다. 산수에 비해 전해지는 수량이 적어 진귀하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그의 사생 실력을 여실히 보여주는 화목이라는 점에서 더 높은 가치를 지닌 것으로 여겨진다. 우리 땅, 그 속의 작은 공간까지도 사랑했던 겸재의애정 어린 시선에 뛰어난 화력이 더해진 작품이라 하겠다.출품작과 유사한 작품으로는 겸재가 67세에 그린 1742년 『화훼영모화첩 花卉翎毛畵帖 』에 속한 <홍료추선 紅蓼秋蟬 〉 간송미술관 소장 에도 여뀌꽃 위에 앉은 매미가 등장해 비교해 봄직하다.참고도판겸재 정선, 화훼영모화첩 中 홍료추선, 1742, 간송미술관 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