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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미술/한국 고미술

겸재 정선(1676 ~ 1759) : 메추라기(鶉) : ink and color on silk 17.5x23.0cm

by 주해 2023. 2. 16.

비탈진 언덕에 선 메추라기 두 마리를 담은 이 작품은 진경산수의 대가 겸재 정선의 솜씨다. 갈색을 띠는 메추라기 깃털의 얼룩무늬와 날렵한 발톱, 부리의 표현은 겸재의 숱한 관찰에서 비롯한 것으로, 이를 가늘고 섬세한 필치로 정성스레 그려냈다. 메추라기와 함께 자주 등장하는 조는 노랗게 무르익어 그 알맹이를 흰 호분으로 찍어 표현했고, 이파리에는 가을빛의 채색을 얹어 잎맥까지 사실적으로 그렸다.

겸재는 주로 진경산수, 고사인물 등 산수계열에 집중된 회화 세계를 특기하며 수많은 걸작을 남겼다. 출품작과 같은 화조영모 계열의 작품은 간송미술관에 전해오는 화훼초충 2폭, 화훼영모 8폭이 대표적으로 알려졌을 뿐, 겸재가 즐겨 그렸던 화목으로 여기기 어렵다. 하지만 사실적이고 생동감 넘치는 채색과 필력, 사물과 세상에 대한 겸재의 관심을 더욱 직접적으로 확인케 하는 화목이기에 이 작품의 가치를 높이 살 수 있겠다. 이로써 겸재가 대상을 관찰하는 꼼꼼한 화가의 시선은 물론 이를 화폭에 실현하는 실력까지 갖춘 대가라는 사실을 다시금 되새기게 한다.

 

20230228 : S : 추정가 KRW 50,000,000 ~ 70,000,000 : HP : 유

20241022 : S : 추정가 KRW40,000,000~70,000,000 :HP : 46,00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