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9-12 00:10:36
김구림은 1990년대 이후 자신의 회화에 주로 ‘음양陰陽’이라는 명제를 붙였다. 1960년대 중반부터 플라스틱, 기계부속, 설치, 퍼포먼스 등 다양한 매체 실험과 오브제 작업을 통해 전통적 회화 방법론에 대한 의구심을 품고 끊임없는 실험을 추구해 온 김구림의 명맥이 근래 회화에서도 지속되고 있다. 음양은 있음과 없음, 자연과 문명, 실재와 허상 등 대립되는 가치를 소재로 인간의 욕망과 물질사회에대한 비판, 존재의 부재 등의 주제를 담고 있다. 잡지나 광고의 이미지를 프린트로 출력한 뒤 그 위에 붓질을 하거나, 캔버스를 바닥에 놓고 대상을 그리되 물감을 자연스럽게 흘러내리거나 문지르며 이미지를 지워나가는 제작 방식을 취한다.이러한 방법은 과거 목탄을 이용해 대상을 그리고 지우는모습을 선보인 회화에서도 흔적을 찾아볼 수 있다.
흐르거나 뭉개지는 물감은 오히려 자연의 형태에 순응한 형식으로 화면의 신비감을 만들어 내는 것이다. 단색화 계열의작가들이 반복적 행위를 통한 작가의 존재를 화면에서 보여준다면 김구림의 회화 속에는 작가의 존재가 강하게 드러나지 않기 위해 주체의 현존성Presence을 파괴하고 해체하고 있다.자신의 부재를 증거 하기 위해 기계적인 이미지를 사용해꼴라주 양식 회화를 선보이거나, 대상을 뭉개고 번지게 함으로써 대상이 형식화되거나 반복적 회화 양식에서 벗어나게 하여 작품 자체가 늘 새로운 의미를 추구하도록 만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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