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7-12 12:27:36
嘉慶 三年戊午 十月 十六日 現王幀奉安于水落山晦雲庵
發願婆幀大施主
坤命乙酉生金氏
坤命癸酉生李氏
가경 3년1798 무오 10월 16일 현왕탱現王幀을 수락산水落山 회운암晦雲庵에 봉안함.
발원파탱대시주發願婆幀大施主
곤명 을유생 김씨
곤명 계유생 이씨
염라대왕을 미래불로서 여래화시킨 보현왕여래普賢王如來인 현왕現王과 그 권속을 도상화 시킨 현왕도이다. 망자가 죽은 뒤 사흘 후 설행되는 현왕재現王齋를 통해 극락정토에 왕생할 수 있도록 중생을 제도하는 장면을 묘사하고 있다.
경책 형태의 일월관日月冠을 쓰고 정면을 응시하고 있는 제왕형의 현왕이 주존으로 가운데에 자리 잡고 있고 현왕의 앞에서 판관判官이 인간의 생사를 명부에 기록하고 있다. 두 손으로 홀을 들고 있는 대륜성왕大輪聖王과 전륜성왕轉輪聖王이 보처로 자리하고 있으며, 당번幢幡과 산개傘蓋나 두루마리를 든 권속들과 공양물과 의장물을 지니고 있는 동자들이 양옆으로 대칭을 이루어 현왕의 권위를 높이고 있다.
배경으로 그려진 여섯 폭의 병풍은 바깥쪽이 한 폭씩 접혀 둘러져 있는 연출이 눈에 띈다. 현왕을 비롯한 권속들은 안광과 수염 한 올까지 표현한 섬세한 묘사와 의습과 문양에 드러난 철선묘의 안정적인 필치와 풍부한 안료의 사용이 돋보인다. 적색, 녹청색을 주조색으로 사용하고, 피부는 백색으로 칠하는 등 18세기 후반 조선불화 설채법設彩法의 전형을 보여준다.
하단의 화기를 통해 1798년이라는 조성 연대를 알 수 있으며 ‘을유생김씨’, ‘계유생이씨’ 등 발원자와 수락산 희운암에 봉안했던 것이 밝혀져 있어 더욱 귀중한 작품이라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