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7-12 12:14:08
부계部契에서 모임을 갖고 이를 기념하기 위해 그린 조선 전기 계회도이다.
화면 상단에는 화제가 전서체로 적혀 있고, 중단에는 강가의 고송 아래 좌장을 비롯한 일곱 사람이 앉아 있으며, 주위에는 분주한 하인들의 모습이 포착되어 있다.
하단에는 계회 참석자들의 이름과 자·호·본관, 당시 품계와 관직 등의 좌목座目이 적혀 있어 일반적인 계회도의 3단 형식을 잘 보여준다.
그림의 오른편에는 한 사람이 시종과 함께 뒤늦게 도착하는 모습과 왼편에는 또 다른 인물이 배를 띄우고 한가롭게 앉아 있는 모습이 그려져 있어 흥미롭다. 그 옆으로는 모임의 광경을 읊은 오언율시 한 수가 적혀 있다.
部契會圖 부계회도
辭尊一命階 높은 지위 사양하고 일명 받은 섬돌에
年少十員佳 나이 젊은 열 사람이 아름답구나.
口舌閑三輔 구설은 삼보에 한가롭고
塵埃靜九街 먼지는 구가에 고요하네.
臨江遊賞處 강에 다다라 노닐며 감상하는 곳에
盡日笑談諧 종일 나눈 담소가 조화롭네
勝跡移圖畫 빼어난 자취 그림에다 옮겼으니
深情永不乖 깊은 정은 길이 이그러지지 않으리
부계는 조선시대 한양의 남산동과 회현동을 일컫는 지명으로, 금위영 중정禁衛營 中停의 남부南部에 소속된 부部·계契·방坊 가운데 하나이다.
그림 아래 좌목에는 홍성洪成, 안언수安彦銖, 최충수崔忠秀, 민사관閔思寬, 신난수愼蘭秀, 홍정洪靜, 김윤金綸, 김응천金應千 등 모임에 참가한 조선전기 인물 8명의 당시 품계와 관직 성명, 자와 본관 및 부친에 대한 기록이 적혀 있다.
이를 통해 모두 참봉과 현감 등의 관리를 역임한 인물들의 모임이었음을 알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