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한국 미술/한국 고미술

겸재 정선(1676 - 1759) 죽서루 竹西樓 비단에 수묵담채 24×21.6cm

by 주해 2022. 11. 14.

2018-05-22 18:03:43

 

 

상세설명

signed and sealed on the upper right

This work is accompanied by a certificate of authenticity issued by the Korean Art Appraisal Board.



Framed

겸재 정선은 조선후기 문예 발흥과 회화 창달의 시대로 이끌었던 작가로, 기존의 ‘정형산수화풍’을 갱신하고, ‘진경산수화풍’을 발전시킨 화가로 널리 알려져 있다. 겸재는 인왕산, 백악, 남산, 장동 등 도성 주변과 지방관으로 근무했던 영남지방의 풍경, 그리고 기행(紀行)했던 금강산 등의 절경을 두루 화폭에 담았다.

죽서루는 관동팔경 중 하나로 손꼽히는 명승지로 관동팔경 중 가장 큰 누정(樓亭)이며 오래된 건물로, 오십천(五十川)의 물이 동해로 흘러 든 삼척(三陟) 지역의 남쪽에 위치하고 있다. 겸재는 1733년(영조 9년) 청하현감(淸河, 현재의 포항시 청하면)으로 부임하여 1735년 모친상으로 사임하는데, 청하현감 시절 삼척부사로 부임한 사천 이병연(槎川 李秉淵, 1671-1751)과 함께 관동팔경을 유람하고 작품을 제작하였을 것이다.

출품작 <죽서루>는 중심이 되는 죽서루를 중앙에 위치하여 부각시키고, 전체적인 구도는 부감법을 사용하여 구성하였다. 화면 전체를 선염한 뒤, 경물의 묘사를 구체화했는데, 부벽준을 사용하여 깎아지르는 절벽을 그리고, 바위틈에는 태점(苔點)을 찍어 담박하게 표현했다. 상대적으로 날카롭고 능숙한 필선으로 누각을 그리고 앞쪽의 무게를 상쇄하기 위해 농묵으로 미수법(米樹法)을 사용하여 수목의 표현을 성글게 표현했다. 이러한 준법의 표현은 화면에 창울(蒼鬱)한 분위기를 조성한다. 화면의 앞 쪽에 배를 타고 관동팔경을 유람하는 인물을 배치함으로써 화면에 생동감을 불어 넣고 있다.

출품작 이외에도 간송미술관 소장의 <죽서루>(참고도판1)가 전하고 있는데, 출품작의 부감법을 사용한 구도가 아닌 정면에서 누정을 바라보고 있는 구도를 취하고 있다. 필선 또한 누정과 주변부에 이르기까지 세밀하게 묘사되어 있어 사생(寫生)에 의해 제작되었을 가능성이 높다. 두 작품을 비교해보면, 출품작 <죽서루>의 필치가 분방하여 자연스러우며 전체적으로 원숙함이 느껴져 간송미술관 소장의 <죽서루>보다 후에 제작되었음을 알 수 있다.


작가설명

정선의 자는 원백(元伯), 호는 겸재(謙齋)·겸초(兼艸) 등으로 조선 후기의 대표적인 화가이다. 겸재는 현재 심사정(玄齋 沈師正), 관아재 조영석(觀我齋 趙榮祏) 또는 공재 윤두서(恭齋 尹斗緖)와 함께 삼재(三齋)로 불리며 그림으로써 큰 명성을 얻은 인물이다. 산수,고사인물,초충 등 다양한 화목에 뛰어났으며, 특히 우리나라 산천을 소재로 하여 독자적인 구성과 화법으로 실경을 그려내 우리나라 진경산수화(眞景山水畵)를 더욱 발전시켰다. 그는 전국의 명승지를 두루 탐승하면서 우리나라 산수가 지닌 깊은 뜻과 아름다움을 화폭에 담아내었다. 겸재의 집과 가까웠던 인왕산(仁王山), 북악산(北岳山)을 비롯하여 전국의 명승명소, 나아가 제일의 명산으로 손꼽히는 금강산(金剛山)을 여러 차례 탐승하여 많은 작품을 남겼다. 겸재는 우리나라 산수의 의미와 특징을 포착하여 이에 걸맞은 대부벽준(大斧劈皴) 등 힘찬 암준법과 편필의 소나무 묘법 등 독자적인 준법을 사용하였다. 이 같은 정선의 진경산수화풍은 실경사생의 모범이 되어 김윤겸(金允謙), 강희언(姜熙彦), 김응환(金應煥) 등 당대와 후기의 화가들에게 큰 영향을 주었다. 대표작품은 삼성미술관 리움 소장의 <인왕제색도(仁王霽色圖)>, <금강전도(金剛全圖)>, 국립중앙박물관 소장의 《장동팔경첩(壯洞八景帖)》 등 다수가 전한다.



정양모, 『조선시대 화가 총람』, 시공사, 2017, pp. 268-26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