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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미술/한국 고미술

칠층석탑 七層石塔-Stone Pagoda -93.2☓90.3☓228.4(h)cm -GoRyeo Period -carved on stone

by 주해 2022. 11. 16.

2018-12-09 16:57:28

 

 

 

 

 

탑신부塔身部와 상륜부相輪部가 비교적 온전히 남아있어 균형 잡힌 탑의 모습을 갖추고 있는7층 석탑이다. 탑이 출토된 곳은 칠곡에 있는 옛 절터로, 그곳에 남아있는 대각국사비大覺國師碑를 통해 선봉사僊鳳寺였음을 알 수 있다.

선봉사는 고려시대에 천태종天台宗을 창시했던대각국사 의천義天, 1055-1101이 머무르면서 수행했던 곳으로 알려져 있으며, 상당한 규모의 사찰로 이 지역의 불교신앙의 중심지였다.고려시대는 후삼국이 통일되고 불교를 사회의 이념으로 받아들이면서 발전하기 시작, 개경을 중심으로 퍼졌던 불교문화는 다양한 유형의 석탑 출현에 영향을 줬다. 특히 통일신라시대 이중기단의 삼층석탑이 주로 조성됐던 것과는 달리 고려 전기에는 5층 이상의 탑이다수 만들어졌으며 여러 형태의 석탑으로 발전했다.

본 출품작도 통일신라시대의 석탑과는 다른 고려 전기 탑의 특징을 보인다.전체적으로 웅장한 느낌보단 아담한 인상을 주는 석탑이다. 탑의 제일 아래 부분인 기단부基壇部는 단층으로, 위로는 넓은 판형의 갑석상이 올라가며 그 하단에는 두터운 부연副椽을 비스듬히 조각했다. 갑석상 상면에는 옥신屋身을 받치기 위한 옥신괴임이 3단으로 얕게마련돼 있으나 1층 몸체부분인 옥신석 결실로 인해 지붕돌인 옥개석屋蓋石이 바로 얹혀져있는 모습이다. 그 위로 탑신부가 차례로 쌓여 올라가는데, 마지막 층으로 추정되는 7층의옥개석이 남아 있지 않아 옥신석 위로 탑의 가장 상층부에 올라가는 상륜석 3개만 남아있다.탑의 기단부는 바깥기둥인 우주隅柱를 양쪽 끝에 각출한 이면석을 나란히 놓고 그 사이에판석을 끼우는 방식인 H형 결구법을 사용해 조성했다.

탑신부는 1층과 7층을 제외하고는옥개석과 옥신석이 하나의 돌로 이뤄져 있으며, 옥개석 위에 낮은 옥신을 조출한 뒤 그 면에 각각 우주와 탱주를 조각했다. 옥개석은 옥개 부분과 옥개 받침으로 나눠 볼 수 있는데우선 옥개의 물이 흐르는 낙수면은 곡선을 이루며 내려와 끝에 이르러 평탄하게 조각했으며 추녀 끝 부분을 살짝 들리게 마감했다. 전각부분이 뭉툭하게 다듬어져 옥개 전체가 날렵하기보단 중후한 느낌을 준다. 옥개 받침부분은 두 줄의 횡선을 두르고 그 아래로 커튼같은 장막을 드리운 채 하단에는 연꽃 잎을 섬세하게 새겨 장식성을 더했다.

이와 같이 기단을 H형 결구법을 사용해 조성한 점, 옥개와 옥신이 한 돌로 이뤄진 점, 낙수면이 곡선을이루고 탑신에 화려한 조각을 해 장식한 점 등은 통일신라시대 석탑과는 다른 고려 전기탑의 양식을 잘 보여준다.

고려전기 석탑은 통일신라시대와 비교해 볼 때 전하는 바가 적고 출품작과 같이 장막을드리우는 조각 표현은 당시에도 흔치 않았던 사례로 앞으로의 석탑 연구에 있어 새로운방향성을 제시해 줄 귀중한 작품이다.

또한 구한말 문화재 훼손을 염려했던 당대 정치가 장택상張澤相, 1893-1969 이 보관을 했던 작품으로 격변기의 역사를 담고 있다.

 

참고도판신길동에 세워져 있는 7층 석탑ⓒ경향신문, 1964.01.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