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4-07 08:35:35
https://www.chosun.com/culture-life/culture_general/2021/04/07/US6P3BNQKVHM7EP6AWURTGQQGU/
국보 제183호 금동관음보살입상
성분 조사하니 입술에 붉은 입자
생명력 표현하기 위해 채색한 듯
국립대구박물관
“곡괭이 끝에 딱딱한 게 있어요!”
1976년 3월 8일 경북 선산군 고아면(현 구미시 고아읍) 토사 유출을 막기 위해 실시한 사방(砂防)공사 현장. 작업 중인 인부가 불상 한 점을 발견했다. “금동불(金銅佛)이다!” 흥분이 가라앉기도 전에 돌무더기에서 불상 2점이 더 나왔다. 신속하게 두 차례 현지 조사가 벌어졌고, 한 달 후 열린 문화재위원회에서 불상 3점이 나란히 국보로 지정됐다.
이 중 제일 처음 발견된 불상이 국보 183호 금동관음보살입상. 머리에 삼면관(三面冠)을 썼고, 위로 든 오른손에는 연꽃 봉오리가 쥐여 있다. 볼륨감 없이 가늘고 긴 몸은 균형 있게 늘씬하고, 오른쪽 무릎을 약간 구부리고 허리를 왼쪽으로 살짝 틀고 있는 자세는 매혹적이다. 높이 33㎝, 무게 2.185㎏. 둥근 얼굴에 머금은 미소에서 친근감이 느껴지는 7세기 중엽 신라의 수작이다.
국립대구박물관이 이 불상을 비파괴조사했더니 입술에서 붉은 입자가 검출됐다. 박승원 학예연구사는 “형광 X선 분석 결과 수은이 검출됐다”며 “수은이 주성분인 붉은색 광물인 진사(辰砂)로 입술을 채색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했다. 청동에 금도금을 한 불상이지만 생명력을 표현하기 위해 ‘붉은 립스틱’을 발랐다는 것. 한정호 동국대 교수는 “석굴암 본존불을 일제강점기에 촬영한 사진을 보면 입술에 붉은 흔적이 남아있고, 금동불에도 입술과 머리 등을 채색한 경우가 있다”며 “지금은 육안으로 남아있지 않지만 최대한 사실적으로 인간의 모습을 표현하려 한 것”이라고 했다. 국립대구박물관은 최근 발간한 ‘구미 선산 금동불 조사연구’ 보고서에 이 같은 연구 성과를 수록했다. 6월 13일까지 대구박물관에서 열리는 특별전 ‘빛의 과학, 문화재의 비밀을 밝히다’에서 구미 선산 금동불 3점을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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