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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미술/한국 고미술

백자청화고사인물문필통 白磁靑畵故事人物文筆筒-11.5☓13.2(h)cm -JoSeon Period

by 주해 2022. 11. 20.

2019-08-23 22:40:05

 

고사인물이 그려진 원통형의 백자필통이다. 입술을 지나 몸체까지 곧게 내려가다 하단부에 이르러 사선으로 경사진 모양새로, 굽은 안굽이며 통이 넓고 기면이 두꺼워 전체적으로안정감을 준다. 정제된 태토 위에 유약이 고르게 녹아 광택이 좋으며 청화의 발색 또한 명쾌한 편이다. 필통 전반을 어우르는 도안은 별도의 청화띠나 음각 구획 없이 이어진 모습으로, 산과 강, 괴석이 망라된 어느 한적한 마을에 인물간의 사건을 그려냈다. 동자를 대동한관복을 입은 인물과 밭을 가는 허름한 농사꾼이 그 주인공으로 중국의 고사 ‘이윤경신伊尹耕莘, 이윤이 신야에서 밭을 갈다’의 한 장면이다.

은나라를 세운 탕왕이 농부의 삶에 유유자적하던 이윤에게 세 번에 걸쳐 신하를 보내 재상자리를 권하자 마음을 바꿔 왕을 섬기기로 결심하는 내용이다. 인물들은 다분히 문인화풍으로 그려져 있으며 필력으로 보아 상당한 실력을 갖춘 화원이 그렸던 것으로 사료된다.고사인물도는 조선시대 전반에 걸쳐 널리 그려졌는데, 주로 회화에서 볼 수 있으며 도자기에 도안화되는 예가 많은 편은 아니다. 선비들은 속세를 벗어나 자연 속에서 유유자적한삶을 이상향으로 삼았지만 한편으로는 왕의 부름에 부응해 보좌하는 것 또한 군신의 덕이라 여겼으니 이러한 고사도는 선비들에게 있어 한편의 드라마 같은 내용이지 않았을까 싶다. 조선후기 사대부들 사이에서는 문방구를 완상하는 풍조가 형성되기 시작했는데, 이 작품 또한 이러한 맥락에서 구현된 완상용 자기라 할 수 있겠다.

참고도판

양기성, 만고기관첩 - 이윤경신, 일본 야마토분카칸 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