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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미술/한국 고미술

요지연도 瑤池宴圖 381.8☓143.7cm (eight-panel screens)

by 주해 2022. 11. 12.

2018-05-15 17:05:35

 

 

REFERENCE

Gyeonggi-do Tangible Cultural Heritage no.192(京畿道 有形文化財 第192號)

Gyeonggi Provincial Museum(京畿道博物館) 藏

 

 

작품설명

 

정면에 화려한 복식에 금으로 치장한 관을 쓴 서왕모와 다소나이가 지긋한 목왕이 그녀에 대한 예의를 갖추듯 손을 합장한 채 홀을 쥐고 있는데, 머리에는 일월이 새겨진 관모를 쓴채 복식도 관복을 차려 입어 신분을 확실히 드러내고 있다.

들 주위로는 시녀 여럿이 배치돼 수발을 들며 각기 화려한 기물을 지녔으며, 서왕모의 오른편에 위치한 인물이 검을 들고있는 것으로 보아 그녀에 대한 호위까지 담당했음을 알 수 있다. 그들 앞에는 갓 따온 천도, 영지, 불수 등 불로장생을 의미하는 온갖 귀한 영물들이 가득 담겨 축수의 의미를 더욱 돋아준다.

또한 뒤편으로는 병풍을 드리웠는데 마치 이들이 위치한 곤륜산을 형상화한 듯 수묵의 높은 산세와 그 위를 나는 화려한 봉황의 모습을 살필 수 있다. 두 사람을 비롯한 인물들의 시선은 모두 정면을 향하고 있는바 마당에 암수의 봉황이 서로를 바라보고 있으며, 잔치의 분위기를 돋우려는 듯피리와 북, 비파 등을 연주하는 악대도 배치되어 귓가에 흥겨운 음악소리가 전하는 듯하다.

드디어 제일 하단부에 이 잔치에 의미를 더하는 복숭아나무가 자리해 있다. 청록의 암벽 사이로 굽이진 나무들은 천도를 열매 맺고 연운과 함께 드리워져 신비한 분위기를 자아내며, 그 사이로 목왕이 타고 온 여덟준마가 이끄는 화려한 마차와 부하들, 그리고 청동 오리 두 마리와 연꽃이 피어 있는 자그마한 요지가 모습을 드러냈다. 주변에 드리워진 연운과 화려하게 장식한 누대의 높이만으로도곤륜산, 그리고 서왕모의 거처가 얼마나 높이 위치해 있는지를 잘 묘사한 작품이다.

누대의 좌측 시녀들의 시선이 일제히 향한 곳을 따라가 보면약수를 건너오는 신선들의 무리가 보인다. 이 자체로 해상군선도라 불렸던 그림의 소재가 요지연도에 가미된 셈인데, 넘실대는 파도 위로 제각기 기물을 타고 넘어오는 신선들의 모습이 신비롭다. 제일 먼저 잔치에 도달하는 이는 하단에 위치한 외뿔소를 타고 온 노자로 영물을 받는 시동들을 잔뜩 거느린 모양새다.

이어 엽전으로 두꺼비를 꾀며 그를 타고 이동하는 유해섬과 천도를 든 원숭이의 모습이 보이는데 이는 회화에서 심심찮게 등장하는 소재로, 예로부터 원숭이의 한자명은 후 로 제후諸侯의 후와 소리가 같기 때문에 높은 벼슬을상징하는 동물로 여겨졌으며, 무병장수를 의미해 천도복숭아와 같이 그려진 예가 많다. 바다 위 신선들은 악기를 연주하는 동자를 필두로 이철괴, 종리권과 여동빈, 유자선, 나무 등걸에 앉은 장지화, 딱따기를 든 조국구, 거북이를 탄 황안, 남채화, 마고 등 팔선을 위주로 여러 신선이 가미되었으며, 하늘에서는 학을 탄 수노인을 필두로, 왕자교와 함께 월신항아, 사천왕의 호위를 받는 부처가 가부좌를 튼 채 내려오고 모습이다. 아직 한참 산을 넘는 이들도 있다. 이들은 신기한 듯 하늘을 가로지르는 무리를 바라보고 있는데, 약수에 빠지지 않으려 조심히 앞서 걷는 동자의 모습이 흥미롭다. 마지막으로 우측 하단에는 소선공이 나귀를 타고 넘어오고 있으며, 이들 모두 중국 화보의 모양새를 충실히 반영하고 있다요지연도는 서왕모西王母가 사는 곤륜산崑崙山의 요지瑤池에서 베풀어지는 연회의 모습을 담은 그림이다. 서왕모는 도교에서의 최고위 여신이며 서쪽에 위치한 곤륜산의 꼭대기가 그녀의 거처로, 넓고 화려한 궁전과 그 옆으로 연못인 요지, 취천翠川이라는 강, 그리고 산 아래로 약수弱水 물이 흐른다고 전한다.또한 궁전에 자리한 과수원에는 먹으면 불로장생한다는 신비의 천도天桃가 열리는데, 즉 이 반도蟠桃가 3000년에 한 번씩 열매를 맺어 잔치를 벌이는 모습인 셈이다. 서왕모의 축수祝壽와더불어 이뤄지는 이 잔치는 곤륜산 부근을 순시하던 주나라의 목왕穆王이 서왕모의 초대를 받았다는 전설이 전해져 그림에 함께 등장한다. 중국에서는 요지연도라는 제목 대신 요지헌수도瑤池獻壽圖, 군선회축수도群仙會祝壽圖 등으로 불렸으며, 이 잔치에 해상군선海上群仙의 장면이 결합된 것은 조선에서 더욱 성행한 주제이다.

즉 주 목왕 외에도 도교의 신선들 뿐 아니라불보살, 노자 등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인물이 잔치에 초대 받아 이동하는 모습이 포함된 것으로, 주로 중앙에 연회 장면을배치하며 화면의 측면에서 약수를 건너는 군선의 모습을 살펴볼 수 있다.이처럼 요지연도는 서왕모의 전설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 도교적 이상세계의 다양한 모습들, 그리고 유교와 불교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종교를 폭넓게 수용했음을 알 수 있다. 요지연도가 국내에 전래된 것은 16세기로, 중국에서 종폭에 주로 낱폭으로 전하는데 비해 국내에서는 넓은 화면에 그려졌다. 현재까지 알려진 요지연도는 그 수량이 많지 않으나 1800년과1812년 계병(국립중앙박물관 소장)으로 제작된 사례가 있어궁중장식화로서의 기능을 톡톡히 했음을 알 수 있다.

특히 국내에서는 반도회도와 해상군선도가 결합된 데다 십장생도, 해학반도도의 요소도 가미돼 화려한 궁중화의 특징을 잘 보여주는 소재이기도 하다.

같은 소재로 경기도 유형문화재로 지정된 경기도박물관 소장작, 국립중앙박물관 소장작이 잘 알려져 있는데, 본 작품은 8폭의 화폭에 기존의 화목과 더불어 새로운 요소들을 가미해놓은 것이 특징이다.

천도를 든 원숭이의 모습이라던가 험준한 산세를 넘는 동자, 문을 나서는 시동 등이 등장해 역동성을 더했으며 작품마다 가감이 있으나 다수의 인물들을 화면에 담아냈다. 또한 서왕모와 목왕이 위치한 자리에 기단을 높여 장소에 화려함을 더한 점 역시 다른 작품에서는 찾아볼 수없는 부분으로, 화원들의 필력 아래 구도, 형태, 색채, 그리고인물, 장소, 자연배경에 이르기까지 어느 한 부분도 소홀히 다루지 않은 수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