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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미술/서양 미술사91

색의 조화와 대비 색의 조화와 대비 [우정아의 아트 스토리] [471] 색의 조화와 대비 우정아의 아트 스토리 471 색의 조화와 대비 www.chosun.com 마가린과 인상주의 회화 사이엔 의외의 공통점이 있다. 둘 다 화학자 미셸 외젠 셰브렐(Michel Eugène Chevreul·1786~1889)의 발견이 지대한 공헌을 했다는 점이다. 셰브렐은 처음으로 지방에서 글리세린과 지방산을 분리했고, 그가 발견한 지방산이 마가린이 됐다. 미셸 외젠 셰브렐, 색의 조화와 대비의 원리, 1854년 영어 번역판, 패서디나 헌팅턴 도서관 소장. 1824년 셰브렐은 유서 깊은 섬유 공방인 고블랭의 염색 부서로 자리를 옮겼다. 여기서 그는 염료의 질이 떨어져 태피스트리 색이 투박하다는 불만을 듣고 염료를 면밀히 검토했으나 이들의 .. 2023. 3. 21.
장 시메옹 샤르댕(Jean-Baptiste Siméon Chardin·1699~1779) : 카드로 집 짓는 소년 카드로 집 짓는 소년 [우정아의 아트 스토리] [468] 카드로 집 짓는 소년 우정아의 아트 스토리 468 카드로 집 짓는 소년 www.chosun.com 사랑스러운 소년이다. 천방지축 뛰어놀던 어린 시절은 지났고, 불안과 불만이 차오르는 사춘기는 아직 아니다. 예의와 절제를 익힌 몸가짐은 단정하나 장밋빛 뺨에는 여전히 순수함과 호기심이 남았다. 이 소년은 파리의 가구 장인 장-자크 르누아의 아들 장-알렉상드르다. 아들을 이토록 곱게 키운 건 부모의 공이겠지만, 그 모습을 오래 남긴 건 르누아의 오랜 친구였던 화가 장 시메옹 샤르댕(Jean-Baptiste Siméon Chardin·1699~1779)이다. 샤르댕은 부드러운 갈색 화면 속에 안정감 있는 녹색을 적절히 배치해 조용하고 편안한 공간을 만들고.. 2023. 2. 28.
피카소의 자화상 피카소의 자화상 [우정아의 아트 스토리] [467] 피카소의 자화상 우정아의 아트 스토리 467 피카소의 자화상 www.chosun.com 파블로 피카소, 자화상, 1901년, 캔버스에 유채, 81×60㎝, 파리 피카소 미술관 소장. 창백한 얼굴에 시리도록 형형한 눈빛을 가진 이 남자는 스무 살의 피카소(Pablo Picasso·1881~1973)다. 입술과 수염을 빼면 캔버스는 온통 청색이다. 흔히 ‘청색 시대’라고 구분하는 이즈음에 피카소는 이토록 어둡고 우울하고 차갑기만 한 푸른색으로 외롭고 쓸쓸한 사람들, 장애나 빈곤 탓에 거리로 내몰린 불우한 이들의 모습을 그렸다. 물론 갓 파리로 이주한 젊은 화가 피카소도 가난하기는 마찬가지였지만, 당시는 그가 나름 성공했던 때였다. 그래서 혹자는 피카소가 춥.. 2023. 2. 21.
파울 클레의 ‘세네시오’ ‘죽음과 불’......몸 굳어가는 고통 속에서도 창작열 불태워 몸 굳어가는 고통 속에서도 창작열 불태워 몸 굳어가는 고통 속에서도 창작열 불태워 몸 굳어가는 고통 속에서도 창작열 불태워 명작 속 의학 48 파울 클레의 세네시오 죽음과 불 www.chosun.com 파울 클레가 젊었을 때 그린 〈①세네시오〉는 노인의 얼굴을 유쾌하게 형상화했다. 클레가 전신 경화증 투병 끝에 사망한 해에 그린 〈②죽음과 불〉은 칙칙한 색감에 죽음을 암시한 듯한 형상을 보인다. /스위스 바젤 미술관·베른 젠트럼 파울 클레 미술관 소장 스위스 태생 화가 파울 클레(1879~1940년)는 파블로 피카소, 앙리 마티스와 함께 20세기 입체파 3대 작가로 꼽힌다. 그는 음악가 집안에서 태어났다. 자신도 프로급 바이올린 연주자였고, 아내는 피아니스트였다. 35살 되던 해 아프리카 튀니지를 여행하.. 2023. 2. 16.
[이 한장의 그림]....미세 먼지가 낳은 모네의 名作 미세 먼지가 낳은 모네의 名作 미세 먼지가 낳은 모네의 名作 미세 먼지가 낳은 모네의 名作 이 한장의 그림 www.chosun.com 1904년작 '황혼녘의 워털루 다리'(65.7×101.6㎝). /The National Gallery of Art 현대는 오염과 함께 온다. 산업혁명 당시 화가 클로드 모네(1840~1926)가 런던에서 그린 ‘워털루 다리’는 그 뚜렷한 증거다. 1904년 어느 저녁, 뿌연 공기 탓에 식별이 어려운 어두운 교량 골조 위로 띄엄띄엄 불빛만 반짝인다. 그래서 녹색 배경의 이 그림은 얼핏 화단(花壇)처럼 보이기도 한다. 풍경의 정밀한 묘사 대신 즉물적 인상을 옮긴 화풍, 인상파 거두의 이 아련한 색감은 그러나 도시의 심각한 대기오염 때문이었다. 소르본대학·하버드대학 연구진이 최.. 2023. 2. 8.
작업실의 난로 작업실의 난로 [우정아의 아트 스토리] [465] 작업실의 난로 우정아의 아트 스토리 465 작업실의 난로 www.chosun.com 폴 세잔, 작업실의 난로, 1865년경, 캔버스에 유채, 41.30㎝, 런던 내셔널 갤러리 소장. 틀림없이 난로를 그린 그림인데도 냉기가 감돈다. 초라한 작업실 거친 바닥 위에 덩그러니 놓인 무쇠 난로에 그나마 타오르는 불꽃이 곧 꺼질 듯 작아서 그렇다. 난로 뒤에 세워둔 캔버스 틀과 벽에 건 팔레트를 빼고는 그럴듯한 살림살이 하나 없이 테이블 위에 꽃 한 송이만 꽂아 뒀다. 추위에 꽃마저 창백하고 애처롭지만, 그림은 견고하고 묵직하니 흔들림이 없다. 남프랑스의 소도시 엑상프로방스의 은행가 집안에서 자라난 폴 세잔(Paul Cézanne·1839~1906)은 화가가 되기 .. 2023. 2. 7.
뒤러의 토끼 뒤러의 토끼 [우정아의 아트 스토리] [464] 뒤러의 토끼 우정아의 아트 스토리 464 뒤러의 토끼 www.chosun.com 알브레히트 뒤러, 토끼, 1502년, 종이에 수채와 과슈, 25.1×22.6㎝, 빈 알베르티나 미술관 소장. 인간계에 ‘모나리자’가 있다면 동물계에는 알브레히트 뒤러(Albrecht Dürer·1471~1528)의 토끼가 있다. 르네상스 회화의 혁신을 이끌었던 두 천재 예술가가 거의 동시에 완성한 두 작품은 공개된 이래 보는 이들 모두의 찬탄을 받으며 수많은 복제물을 양산해왔다. 이미 수백년 전 세상에서 사라진 존재를 마치 우리 눈앞에서 살아 숨 쉬고, 손을 대면 따뜻한 온기가 느껴질 듯 생생하게 그려낸 두 화가의 놀라운 경지를 두고 우열을 가릴 수는 없지만, 구태여 난도를 따.. 2023. 1. 31.
예술가에게 영감을 주는 ‘계단의 미학’… 삶의 기쁨과 고통을 표현 [아트 인사이트] 예술가에게 영감을 주는 ‘계단의 미학’… 삶의 기쁨과 고통을 표현 [아트 인사이트] 예술가에게 영감을 주는 ‘계단의 미학’… 삶의 기쁨과 고통을 표현 아트 인사이트 예술가에게 영감을 주는 계단의 미학 삶의 기쁨과 고통을 표현 계단 위에 신전 지은 까닭은 수고를 통해 몸과 마음 준비시키는 것 영화 트루먼 쇼 주인공, 거짓 깨닫고 바깥 세상 www.chosun.com 계단 위에 신전 지은 까닭은 수고를 통해 몸과 마음 준비시키는 것 영화 ‘트루먼 쇼’ 주인공, 거짓 깨닫고 바깥 세상 통하는 계단 올라 뮌헨에 있는 ‘끝없는 계단’은 새옹지마 같은 인생의 리듬 나타내 요즘에는 크고 멋진 계단 보기가 드물다. 지하철이나 작은 건물에서는 여전히 계단이 유효하지만, 시내의 번듯한 건물에서 계단은 엘.. 2023. 1. 25.
[이 한장의 그림] 가난했던 아버지, 100억원이 되다 가난했던 아버지, 100억원이 되다 [이 한장의 그림] 가난했던 아버지, 100억원이 되다 이 한장의 그림 가난했던 아버지, 100억원이 되다 www.chosun.com 마르크 샤갈 1911년작 유화 '아버지'(80.3×44.5㎝). /필립스 걸인도 술꾼도 아니다. 이 남자의 정체는 아버지다. 러시아 태생의 프랑스 화가 마르크 샤갈(1887~1985)의 아버지는 청어 장수였다. 악취 속에서 무거운 생선 궤짝을 날랐다. 손에 쥐는 건 한 달에 20루블 남짓. 9남매 중 장남이었던 샤갈의 회고에 따르면 “지옥 같은 일”이었다. 그럼에도 매일 아침 6시에 유대교 회당으로 가 기도했다. “아버지에 관한 한 모든 게 수수께끼 같았다… 이 순박한 남자와 친밀한 건 오직 나뿐이었다.” 샤갈 그림에 자주 등장하는 물고.. 2022. 12. 30.
흰옷을 입은 공주 흰옷을 입은 공주 [우정아의 아트 스토리] [454] 흰옷을 입은 공주 우정아의 아트 스토리 454 흰옷을 입은 공주 www.chosun.com 디에고 벨라스케스, 흰옷을 입은 마르가리타 테레사 공주, 1656년경, 캔버스에 유화, 105.0×88.0㎝, 빈미술사박물관 소장. 귀한 공주님이 한국에 납시었다. 에스파냐 합스부르크 왕가의 왕 펠리페 4세의 딸이자, 훗날 신성 로마 제국의 왕비가 된 마르가리타 테레사 공주다. 반짝이는 흰 얼굴에 맑은 눈망울을 가진 이 공주의 사랑스러운 얼굴은 어디선가 본 적이 있을 것이다. 에스파냐 최고의 화가 디에고 벨라스케스(Diego Velázquez·1599~1660)가 남긴 위대한 걸작, ‘시녀들’의 주인공이 바로 그녀다. 현재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전시 중인 이 초상화.. 2022. 12. 30.
세계 100대 미술가… 獨 게르하르트 리히터, 19년 연속 1위 세계 100대 미술가… 獨 게르하르트 리히터, 19년 연속 1위 세계 100대 미술가… 獨 게르하르트 리히터, 19년 연속 1위 세계 100대 미술가 獨 게르하르트 리히터, 19년 연속 1위 www.chosun.com 독일 추상화 거장 게르하르트 리히터. ©Gerhard Richter 2021, David Pinzer, SKD 현재 가장 중요한 현대 미술 작가는 누구인가? 독일 경제지 ‘캐피탈’이 11월호에서 ‘세계 100대 미술 작가’ 리스트를 발표하며 이 물음에 응답했다. 캐피탈은 52년째 전세계 주요 비엔날레 및 미술관 전시 참가 회수 및 미술상 수상 여부, 공공미술 참여도, 언론 리뷰 등을 종합해 매년 올림픽처럼 유명 작가 100명의 순위를 발표하고 있다. 올해 명단을 분석한 한국미술품감정연구센터.. 2022. 12. 30.
모과가 있는 정물화 모과가 있는 정물화 [우정아의 아트 스토리] [453] 모과가 있는 정물화 우정아의 아트 스토리 453 모과가 있는 정물화 www.chosun.com 프란시스코 데 수르바란, 모과가 있는 정물화, 1633~1664년, 캔버스에 유채, 35×40.5㎝, 바르셀로나 카탈루냐 국립미술관 소장. 은접시에 잘 익은 황금빛 모과를 괴어 담았다. 눈으로 보기만 하는데도 모과 특유의 단단한 과육과 왁스를 바른 듯 끈적이는 표면이 만져질 것 같다. 틀림없이 파란 하늘 아래서 가을바람과 뜨거운 햇볕을 듬뿍 받고 자라났을 텐데, 깊이를 알 수 없는 어둠을 배경으로 정갈하게 놓인 그림 속 모과에서는 시끌벅적했을 바깥세상의 공기가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 이토록 잘 익은 모과를 따다가 접시에 곱게 담아둔 그 누군가조차 어디론가 .. 2022. 12. 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