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8-09 13:41:08
![](https://blog.kakaocdn.net/dn/qYR72/btrUCjp345t/FKoIoKRdg1mYYu5SUMRlKk/img.jpg)
작품설명
암벽 사이 비탈진 언덕에 두 인물이 마주앉아있다. 마치 속세를 떠나 유유자적하는 선인들의 모습인 듯 차려 입지 않은 복장이다. 그들 사이에는 주병과 잔이 놓여 있어 술 한 잔을 기울이며 담소를 나누는 장면으로 보인다.
또한 옆에 놓인 말린 두루마리 두 폭으로 보아 술과 함께 시 한 수도 곁들이지 않았을까 추측해본다.화면의 중앙에 자리한 그들의 모습을 강조하는바, 배경의 암벽과 비탈진 언덕, 암벽 사이로 보이는 자그마한 폭포는 세밀하면서도 소략하게 묘사되었다. 반면 땅바닥의 울룩불룩한 표면, 떨어지는 물세, 암벽의 옆으로 자리한 꽃가지까지 섬세하면서도 채색 없이 필획만으로 강조했으며, 여백을 최대한 활용해 문인적 심상을 살려준다.
또한 도화꽃인양 진분홍 꽃봉오리를 톡톡 찍어 표현한 나뭇가지는 화면의 오른편에서 굽이치듯 등장해 선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인물의 표현에 있어서 틀어 올린 상투와 함께 콧수염, 옷자락의 주름까지 세밀하게 묘사했으며, 유일하게 얼굴 부분에 채색이 들어가 생동감을 더해준다.
그림의 기술을 익힌 도화서 화원 즉, 직업 화가이면서도 문인들의 화풍 또한 자유자재로 구현해낼 수 있었던 김홍도의 실력을 살펴볼 수 있는 작품이다.